연재칼럼

제목: 모발이식의 환상 vs 현실
작성일: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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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이 보편화된 시대입니다. 탈모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요?

과거 20년 전만 하더라도 탈모는 유전이라 그저 운명으로만 받아들이고 탈모의 모습에 익숙해지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혹시 주위분들이 탈모의 모습을 보고 “야~ 아버지 많이 닮았구나.” 라고 농담삼아 얘기하던 것을 그저 쓴웃음으로 인내해내던 탈모인들의 고충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모발이식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려져 있는 것입니다.

모발이식을 하는 많은 병원들이 생기고 더 발전된 기술들이 나오면서 이제 모발이식에 대한광고도 쉽게 접할 수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면 5년전만 하더라도 거의 광고가 없었는데 요즘은 한페이지 내에서 2개의 모발이식병원 광고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비용적인 부담도 많이 줄어들었고 광고된 사진을 보면 나도 정상과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탈모를 가진 누구라도 다 모발이식을 통해 탈모된 모습을 다 지울 수 있을까요?
모발이식은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모발이식을 계획함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되어져야 되는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수요와 공급의 원칙

우선 모발이식에 있어서 탈모가 생겨 이식이 필요한 이식부위와 옮겨 심을 머리를 채취하는 공여부가 있습니다. 공여부의 모발밀도가 충분하여야 이식부위를 커버할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뒤통수부위까지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분들은 얻을 수 있는 모발의 수가 한정되기 때문에 원하는 수술결과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밀도가 낮은 분들이 있습니다. 비정상은 아니지만 낮은 정상범위에 속한 분들이지요. 이런 경우 전체 탈모 부위 중 우선적으로 중요한 부위만 이식을 하고 이미지상 중요도가 낮은 부분은 포기를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이 원칙은 모발이식의 한계가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2. 볼륨의 원칙

비슷한 탈모의 정도를 겪고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00모발 정도의 비슷한 양을 같은 시점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과연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런 비슷한 조건에서 중요한 것은 모발의 볼륨감을 낼 수 있는 뒷머리의 조건입니다. 다시 말해 이식되어질 모발의 두께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탈모가 심해진 분들은 뒷머리도 얇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얇은 모발은 이식이 되어지더라도 두피를 가려주는 커버링 능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모발의 힘이 없어 볼륨감이 떨어지는 느낌도 나게 됩니다.

요즘 모발이식은 모낭단위이식이라고 해서 몇 가닥의 모발이 함께 있는 구조물인 모낭을 기본단위로 해서 이식을 합니다. 특히 모낭단위로 바로 채취를 해서 이식을 하는 비절개식 모발이식에서는 수술량을 모발수보다는 모낭수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만일 모낭수로 수술량을 말을 할 때 수술결과의 변수가 작용합니다. 평균모낭당 모발수가 2개인 사람과 2.5개인 사람은 같은 양의 모낭수를 이식을 하더라도 결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1000모낭을 이식을 같이 했다고 했을 때 전자는 2000모발, 후자는 2500모발을 이식을 받게 되는 것이므로 이미 출발 차제가 다르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모발이 두껍고 모낭당 모발수가 많은 사람이 최상의 수술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속도와 균형의 원칙

사춘기가 시작되는 10대때부터 탈모가 시작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탈모가 20대 초반에 거의 50대 아저씨들이 보이는 심한 탈모의 모습까지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모발이식수술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됩니다. 모발이식은 원인을 없애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모발이식을 하더라도 탈모는 계속 진행될 것이며 젊을 수록 탈모에 노출되어 있는 시간이 길고 탈모도 빠르게 진행되어 수술로 얻은 결곽의 균형이 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할 경우 이식된 모발만 덩그라니 남아있고 주변부는 탈모가 진행되어 이 자체가 어설픈 모양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모발이식수술은 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수술적인 디자인을 하고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고 계획들을 세워나가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한번 잘못 그려진 캔버스의 그림은 다시 수정하기가 매우 힘들고 탈모자체뿐 아니라 잘못된 수술디자인과 결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합리성의 원칙

수술할 부위에 어느 정도의 밀도를 만들 것이냐 하는 것은 수술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밀도가 높게 시술될수록 정상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한 부위가 탈모가 없이 국소적으로 한정된 경우(예를 들어 헤어라인교정)라면 몰라도 M자형태 이상의 탈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주의를 해야 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차례의 수술로는 정상밀도의 결과를 얻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상밀도를 만들려면 뒷머리를 거의 다 옮겨 심어야 할 만큼 많은 양의 모발이 이식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모발 밀도는 정상범위가 있습니다. 남-녀 사이에도, 서양인-동양인의 인종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범위를 가지게 됩니다. M자에 한정된 탈모일지라도 낮은 정상치의 밀도를 만들려고 하더라도 4000모낭 이상이 필요합니다. 전체적인 사항을 고려해본다면 모험적이고 심하게는 무모한 시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술을 하는 의사는 최소한의 양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됩니다. 수술을 받는 탈모인(환자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은 결과를 합리적인 정도에서 기대치를 가져야 됩니다.

위의 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모발이식수술이 모든 탈모상태를 완벽하게 회복시킬 수 없으며 정상밀도를 만들 수 없으며 모발이식후에도 어떻게 관리를 해나가며 결과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터넷을 보면 3000모를 기준으로한 수술비용이 전면적으로 광고되고 있습니다만 이것이 마치 모든 경우의 모발이식수술의 표준으로 인식되어지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심한 탈모를 가진 분들도 3000모를 심으면 정상이 되겠구나 라는 잘못된 기대를 가지게 만듭니다. 탈모인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계획(약물치료, 수술, 유지치료 모든 것이 포함됨)이 적용되어야 함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발이식수술은 Magic이 아닌 Realit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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